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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후기

넷플릭스 <웬즈데이> 후기 - 부제: 팀버튼은 정말 이번에도 백인쇼를 만들었는가 -

by 소과금낚시 2022. 12. 2.

아니 낚시블로그라면서요? 하지만 웬즈데이 후기는 쓰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최근 몇년간 나온 넷플릭스 오리지날 쇼중에서 가장 취향 저격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날씨가 가뜩이나 추워져서 낚시를 갈수가 없어요. 사실 12월 중순에 선상 낚시 예약 잡아놓긴 했는데 그것도 좀 무섭습니다.. 스키복으로 풀무장 하고 가야지. 

 

넷플릭스 단독 아담스패밀리의 아마도 씨퀄정도 되는 웬즈데이

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감독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죠. 사실 팀버튼은 이때까지 뭘 만들건 백인을 꽉꽉 채워서 만들기 때문에 어딜 가도 악명이 드높았었습니다. 백인이 백인했다 라고 하면 할말 없지만 이때까지 모든 쇼가 다 그랬죠. 거기에 페르소나인 조니뎁이 중간에 소송과 기타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고 최근에는 정말 작품들이 다 애매했어요. 그런데 웬즈데이는 당황스럽게도 팀버튼이 최초로 POC, 또는 유색인종을 쇼 전면에 내세운 시리즈에요. 정말로 전 이 감독이 죽기전에 이런거 못 만들줄 알았는데.. 

 

실제로 웬즈데이의 프리퀄이자 원작인 아담스패밀리는 히스패닉계 가족이 맞습니다. 1930년대까지 올라가는 기원에서는 인종이 확정이 되어 있지는 않았는데 1964년에 제작된 에피소드에서는 해당 가족이 스페인 계의 혈통을 이은걸로 나오죠https://movieweb.com/are-the-addams-family-hispanic/. 이건 저희 어머니가 태어나기도 전 입니다.  이후 1990년도 제작 드라마나 영화들은 아버지, Gomez만 라틴 아메리카 히스패닉계로 캐스팅을 했죠. 어머니 캐릭터인 Morticia가 백인이라고 해도 애들은 최소 하프 히스패닉이니까 인종적인 부분에서 고려가 있었어야 했는데 자식들은 항상 찐백인으로 캐스팅이 됐었던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웬즈데이에 크리스티나 리치라던가.. 

 

이번 시리즈는 단순히 히스패닉 가정이라는 이야기를 넘어서, 집안의 혈통이 사실 멕시코에서 시작되었다라는 부분이 첨가되었는데 그래서 아담스 가의 모든 배우들은 (캐서린 제타존스를 제외하면) 히스패닉 혈통을 물려받은 배우들이 캐스팅 되었습니다 (원톱 주연 - 제나 오르테가 멕시코 + 푸에르토 리코, 아버지 - 푸에르토 리코, 아들 - 확인되지 않았으나 성 및 얼굴에서 라틴계인게 드러남, 삼촌 - 백인 / 히스패닉 /쿼터 한국인 혈통 ). 캐서린 제타존스도 혈통상으로는 라틴계와 관련없는게 맞지만 외모가 라틴계열 역할과 잘어울려서 꾸준히 라틴계 롤이 들어오는 배우중 하나죠. 이것도 화이트워싱이라고 한다면 어쩔수 없겠지만.. 실제로 극에서는 히스패닉이라는 말은 하지 않으니 화이트 워싱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원톱 주연배우인 제나 오르테가. 멕시코 계 히스패닉의 특징이 잘 드러난 얼굴을 가지고 계심.

배경 설명은 이쯤 하고 사실 쇼를 보면서 정말 노력했구나 싶은 부분이 자주 나와요. Dia de Los Muertos (멕시코에서 기념하는 망자의 날) 이 언급되고 중간중간에 넣은 스페인어 OST라던가 (코코에도 나오는 La Llorona가 나옵니다), 배우가 치카노 악센트도 아니고 스페인어식 영어 악센트를 쓴다던가 (치카노는 히스패닉계 미국인 2세대 이상이 쓰는 악센트고 스페인어식 영어 악센트는 이민 1세대 악센트입니다), 멕시코 캔디를 쇼에서 우적우적 씹어먹는다던가, 멕시코 문화에서 중요했던 보석을 선물하는 등 전반적으로 가족의 문화적인 배경을 나타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https://www.cheatsheet.com/entertainment/how-wednesday-paid-tribute-latin-culture-dances-tradition-sweet-spicy-treat.html/)

멕시코 와하카 지역에서 촬영된 망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분장한 시민 https://reporterontheroad.com/en/mexico-how-we-celebrated-dia-de-los-muertos-in-oaxaca/

멕시코 문화내에서 죽음은 공포스러운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은 사실 영리한게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음에서 오는 공포스러움을 배경에 깔고가는 아담스 패밀리 이야기기 때문에 아예 가족의 배경을 멕시코계로 선택한 것은 이야기에 좀 더 사실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아담스패밀리는 항상 사회고발적인 에피소드들을 많이 넣기로 유명했는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씬은 영화에서 Thanksgiving에 역사를 사람들이 왜곡하는 연극을 시작하자 웬즈데이가 아메리카 원주민을 대변해서 너네식의 역사를 홍보하는건 그만둬라 하면서 백인들을 공격하는 씬입니다 링크 참고 https://youtu.be/tJE3KDxTbWI. (지금 보니 2022년 기준으로는 살짝 올드한 감성이 있긴 하네요. 배우가 쌩 백인인게 항상 아쉬움. 하지만 1990년대 기준 정말 혁명적인 장면이었어요). 

 

한국 웹에서 (라고 쓰고 트위터라고 읽는다) 웬즈데이가 완전 백인중심적인 쇼라는 의견이 널리 퍼져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번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백인쇼가 아닌 히스패닉 중심의 쇼가 맞으니 관련 문제에 민감하신 분들은 안심하고 쇼를 시청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시리즈를 풀로 안보시더라도 웬즈데이가 첼로 연주하는 씬은 꼭 챙겨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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